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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늙음에서 성장으로(전영수)

출처: 한양뉴스포털

인구가 변하면 시장은 바뀐다. 갑자기 변할수록 더더욱 급해진다. 기록적인 인구 변화가 빚어낸 급격하게 재편된 풍경이 정황 증거다. 

 가속적인 저출생과 고령화에 따라 달라진 거리 풍경은 한둘이 아니다. 잠시만 떠났다가 돌아와도 생경한 간판 모습에 동네 변화를 체감한다. 처음은 낯설겠지만, 곧 끄덕여질 수밖에 없다. 결국에 인구 변화를 떠올리면서 인지상정일 수밖에 없다. 

 '유치원 -> 노치원'이 될 것이라는 진단도 낭설은 아니다. 실제 '웨딩홀 -> 요양원'과 '소아청소년과 -> 한의원', '성형외과->정형외과'처럼 거리 간판의 주인이 달라진 경우는 수두룩하다. 동네에 자리잡은 공원도 '놀이 시설 -> 운동 시설'로 바뀌고, 산책 풍경은 '어린아이->반려동물'로 달라진다. '독서실->경로당'을 넘어 '초등학교->요양시설'로의 활용 변화도 구체적이다.

 식당에서 손님 환대는 '방석->의자'로 변했고, 제공하던 식후 메뉴는 '사탕->젤리'로 바뀐다. 간식 시장의 주인공은 '도넛->약과'로 뒤바뀔 전망이다. '힙합->트로트'처럼 유행하는 음악 장르도 부지불식간 변한다. 영화와 드라마의 남 주인공도 '청년->중년(노년)'으로 바뀐다.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정도다. 이쯤 되면 우리나라의 초고령화는 어느 누구도 부인하고 부정할 수 없는 시대 변화다. 놀랍지도 않다. 먹고사느라 인지하기 늦었을 뿐 조금씩 조금씩 우리나라는 완벽히 새로운 세상으로 진입을 끝냈다. 앞으로는 더 빨리, 더 넓게, 더 급히 세상 풍경을 뒤바꿀 형국이다. 

 눈과 귀를 닫을지언정 체감할 수밖에 없는 인구 구조에서 비롯된 시대 변화는 확정된 미래 화두다. 일본보다 뒤늦었는데 벌써 요양 시설과 공원묘지는 광고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매김했다. 설마 했건만 간병 시설로 리모델링한 학교 공간까지 보도될 정도다. 즉 '어린이'의 공간은 '고령자' 쉼터로 재편된다. 세계 신기록의 출산율처럼 하나같이 예측 범위를 벗어나 일찌감치 현실화된 변화 시점이다. 

 사람이 미래의 공간과 시간을 규정한다면 인구 최적화된 환경 재편과 구성 변화는 자연스럽다. 반대로 인구 변화의 신질서에서 비켜설 방법은 없다. 변화에 휩쓸리기보다 올라타는 기호지세가 절실하다. 

전영수, <인구감소, 부의 대전환>2024,  P. 182~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