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학습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는 선행학습이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된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이 시기 선행학습의 핵심이 '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 있는 학습 태도를 길러주는 데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배울 내용을 미리 익히고 가는 것은 학교에 적응하느라 몸도 머리도 바쁜 저학년 시기에 긍정적인 심리적 효과를 가져다준다.
특히 아이의 두뇌 발달에 따라 과목별 선행학습 시기가 달라진다는 점을 알면 보다 효과적으로 아이의 학습 자신감을 키워줄 수 있다. 다음은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두뇌 발달 및 지능 수준, 후천적 학습의 결과를 비교해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다.
국어 선행학습
전두엽에서 언어 발달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초등 1~3학년 시기까지는 타고난 지능보다 후천적인 학습에 의한 변화가 더욱 크게 작용한다. 연구에 따르면 초등학교 6학년 과정부터는 교육에 의한 영향이 줄고 지능지수에 의해 학업성취도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초등학교 시기에 기초적인 어휘와 독해력을 잡아주면 아이의 잠재 지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상태로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
또한 언어능력은 또래 관계를 원만하게 형성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국어는 다른 어떤 과목보다 선행학습의 효과가 큰 과목이라고 할 수 있다.
수학 선행학습
수학 성취도는 지능지수의 영향이 좀 더 크다. 국어와 달리 수학적 역량은 지능이 중요한 요인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확실한 연산 개념과 도형 개념을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고, 선행 학습은 본격적으로 학습 내용이 어려워지는 5학년 내용부터 시작하는 것이 학습 동기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과학 선행학습
과학 성취도는 후천적인 교육의 영향이 국어나 수학에 비해 더욱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 성취도의 발달이 언어와 수학 역량의 발달과 묶여서 이루어지기 때문인데, 그에 따라 후천적인 교육의 영향이 압도적으로 큰 과목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실험을 체험하고, 과학적인 개념을 선행 학습하는 것은 학년에 상관없이 시도할 만하다.
뇌 발달을 저해하는 영상 시청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요즘 아이들에게는 영상 콘텐츠가 매우 익숙하다. 하지만 과도한 영상 시청은 학습이나 뇌 발달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고, 특히 학습장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처럼 변화된 디지털 환경에 의해 시각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글자를 읽는 것보다 빠르게 바뀌는 영상을 탐닉하게 되면서 주의력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미래학자인 니콜라스 카Nicholas Carr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인터넷이 우리의 관심을 사로잡지만 결국은 우리의 정신을 산만하게 하고 말 것"이라고 했다. TV나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볼 때 우리 뇌는 정신적 자극이나 감각에 둔감해진다. 특히 책을 읽을 때의 뇌와 비교하면 훨씬 수동적인 활동을 보인다. 이러한 일종의 마비상태는 영상 시청을 마친 후에도 장시간 지속되며, 영상에 몰두하는 아이일수록 독서나 운동을 포함한 다양한 활동에 덜 참여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전두엽의 기능이 충분히 성숙해 절제력을 갖추기까지 12세 이전의 아이는 혼자 영상을 보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다만, 영상시청을 물리적으로 막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와 함께 영상을 보면서 장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면 표현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영상 내용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중간중간 대화로서 능동적으로 생각할 '틈'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또한 유튜브 같은 매체를 교과서 내용과 연계해서 활요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읽기와 쓰기를 통해 아이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일이다. 과도한 영상 시청은 상상력이 끼어들 여지를 제거해버린다는 점에서 추상적인 사고능력의 발달을 막는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저학년일수록 창의적인 읽기와 쓰기를 많이 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어야 한다. 만6세부터 8세 사이의 아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상상하기를 좋아한다. 예를 들어 귀신을 무서워하기 시작하거나 '엄마가 죽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을 하는 것도 추상능력의 발달과 관련이 있다.
이슬기_<잡지 BRAIN> (재)한국뇌과학연구원 P. 3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