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훌쩍 커버린 남자 조카를 만나거나 멋있고 의젓하게 자란 남자 동창을 길에서 우연히 만났을 때 '어려서는 구제불능에 말썽꾸러기였는데...' 하며 놀란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주변을 보면 학교 다닐 때는 못된 짓만 하고 공부는 거들떠보지 않아 늘 꼴찌를 하던 사내아이가 턱하니 일류대학에 들어가고, 대기업에 취직했다는 소식을 종종 듣게 된다.
<작은 소리로 아들을 위해하게 키우는 법>에서도 말했듯이 사내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까지는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키기보다 밖에서 놀게 해야 나중에 공부를 더 잘한다. 다시 말해 '역전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사내아이라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들 둔 엄마들이 "우리 아들은 학교에서 오자마자 밖에 나가 놀기 바빠요. 공부는 좀처럼 하려고 들지 않아요"라고 하소연하면 "그건 아주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부디 그 아이가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고 안심시켜준다.
하지만 여자아이를 둔 엄마가 이런 고민을 한다면 그때도 과연 이런 대답이 쉽게 나올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어려서는 못된 짓만 하던 아이가 180도 달라져서 일류기업의 커리어우먼이 되었다'거나, '옛날에는 수업도 제대로 듣지 않아 성적이 늘 바닥을 기던 아이가 일류대학에 합격했다'는 역전 홈런 같은 상황이 여성에게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날마다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
일류대학에 합격한 아이를 놓고 말할 때, 남자아이에게는 '역시달라(옛날부터 공부를 잘하던 아이...'와 '걔가?(성적이 그렇게도 나쁘던 아이)'라고 두 가지로 반응하는 데 반해서 여자아이에게는 '그러면 그렇지...'라는 말로 한정된 반응을 나타낸다.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이로써 알 수 있듯이 여자아이의 학습능력을 길러주는 방법은 '어렸을 때부터 착실히 실력을 쌓는 것'밖에 없다. 또 여자아이는 남자아이에 비해 성실해서 꾸준히 노력하는 것을 그리 힘들어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날마다 꾸준히 문제를 푸는 학습방법이 여자아이에게 맞는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꾸준히 공부하다 보면 늘 학교 수업보다 진도가 조금 앞서가기 때문에 학교 수업은 아는 것을 '복습'하는 일이 된다. 자신이 공부한 것을 학교에서 하나하나 확인 하는 과정에서 학습능력이 점차 향상된다.
이처럼 여자아이의 학습능력은 '선행학습'으로 향상된다. 어렸을때부터 착실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받은 아이가 더 똑똑해져서, 결국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아이고, 우리 아이는 이미 늦었다'며 눈앞이 캄캄하다고 말하는 부모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아이에게 '이미 늦었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물론 어렸을 때부터 착실히 공부한 아이와 지금 당장은 비교할 수 없지만, 오늘부터라도 '날마다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면 결코 늦은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하는 걸로 봐서 우리애는 시키는 대로 따라할 것 같지 않다'라고 판단되면 엄마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날마다 공부를 시켜야 한다. 신경질적으로 언성을 높이거나 '아유, 나도 모르겠다!'하고 중도에 포기하면 안 된다. 아이가 착실한 노력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면 엄마부터 꾸준히 노력해서 아이를 바꿔가야 한다.
마츠카 노후미, 이수경 역, <딸은 세상의 중심으로 키워라> 2024, 21세기북스, P.15~17
"우리나라의 교육법과 조금은 다른 일본의 교육법을 소개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본질은 비슷하다. 내 아이가 딸이다 보니 이런 책은 의외로 더 빨리 잘 읽히게 된다. 내 상황에 맞게 잘 적용할 수 있는 가가 문제이다."